II. 대법원 판결의 요약
1. 위치상표의 정의 및 인정근거
대법원은, 위치상표란, “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이러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하여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표장”라고 정의하면서, “상표법의 상표정의규정은 기호·문자·도형 또는 그 결합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모든 형태의 표장을 상표의 범위로 포섭하고 있다고 할 것” 이므로 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이러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하여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위치상표도 상표의 한가지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2. 위치상표에서의 상표의 요부
한편, 대법원은 이 사건 출원상표(위치상표)의 요부(要部)를 파악함에 있어서는 출원인이 심사과정에서 밝힌 의사까지 고려하여야 한다고 설시한바, “위치상표에서는 지정상품에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 등이 부착되는 특정위치를 설명하기 위하여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을 필요로 하게 되고, 이때 표장의 전체적인 구성, 표장의각 부분에 사용된 선의 종류, 지정상품의 종류 및 그 특성 등에 비추어 출원인의 의사가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설명의 의미를 부여할 것뿐임을 쉽사리 알 수 있는 한 이 부분은 위치상표의 표장 자체의 외형을 이루는 도형이 아니라고 파악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상표의 출원 및 그 심사의 과정에서 출원인이 위치상표라는 취지를 별도로 밝히는 상표설명서를 제출하는 절차 또는 위 지정상품의 형상 표시는 상표권이 행사되지 아니하는 부분임을 미리 밝히는 절차가 아직까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출원과정에서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출원인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였다면 그러한 사정이 고려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이 사건 출원상표(위치상표)는 비록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 등이 그 자체로는 식별력을 가지지 아니하더라도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어 사용됨으로써 당해 상품에 대한 거래자 및 수요자 대다수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한 것으로 인정받아 상표로서 등록될 수 있다고 하고, “표장에 표시된 지정상품의 형상 부분의 구체적인 의미를 따져보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위 부분이 표장 자체의 외형을 이루는 도형이라고 보고, 이를 포함하는 상표는 그 지정상품의 형상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상표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기존 3건의 대법원의 판결을 변경하기로 한다.” 고 판결을 하였다.
3. 이 사건 출원상표의 요부 및 식별력 구비여부
대법원은 이 사건 출원상표의 요부 및 식별력구비여부에 대해, “실선이 아닌 일점쇄선으로 표시된 상의 형상의 옆구리에서 허리까지의 위치에 실선으로 표시된 세 개의 굵은 선이 부착되어 있는 형태의 표장으로 이루어져 그 표장 중 (i) 상의 형상 부분과 (ii) 세 개의 굵은 선 부분이 서로 구분되고, 지정상품 “스포츠셔츠, 스포츠재킷, 풀오버” 는 모두 상의류에 속하므로 실제 상품들의 옆구리에서 허리까지의 위치에 이 사건 출원상표가 위 형태로 부착될 수 있다…..위와 같은 표장의 전체적인 구성 및 표장의 각 부분에 사용된 선의 종류, 지정상품의 종류 및 그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출원상표는 위 세 개의 굵은 선이 지정상품의 옆구리에서 허리까지의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하여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위치상표이고, 위 일점쇄선부분은 이 사건 출원상표의 표장 자체의 외형을 이루는 도형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하면서, “원심은 이 사건 출원상표의 일점쇄선으로 표시된 운동복 상의 형상 부분이 표장 자체의 외형을 이루는 도형이라고 보는 잘못된 전제에서 이 사건 출원상표의 식별력 유무 및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여부를 판단하였고,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상표의 식별력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III. 판결의 의의
이번 판결은 상표법상 위치상표가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정의규정을 해석할 시 위치상표도 상표의 일태양으로 인정된다고 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자 전원합의체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표장을 구성함에 있어 일점쇄선(점선) 등으로 표시함으로써 권리범위에서 제외된다는 의사가 명확하고 출원인이 심사과정에서 스스로 권리불요구 의사를 표시하기까지 하였다면 이러한 사정까지 고려하여 위치상표의 요부를 파악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바, 아직 도입되지 않은 권리불요구제도의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하겠다.
무엇보다도 이번 판결은 “위치상표도 상표의 하나로 인정되지만 절차규정이 없어 외국에서 위치상표로 등록된 상표를 우리나라에서도 등록할 수 있는 것인지가 대단히 모호하고 불분명한 상태”였는데 “표장의 전체적인 구성과 선의 종류 등을 따져 식별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선언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