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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호


-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개정
- 2. 특허권의 청구범위를 문언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불합리할 때에는 특허권의 권리범위를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다.
- 3. 국내에서 권리자가 영업을 하지 않았다면, 침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서울고등법원 판결)
- 4. 특허청결정에 대한 불복심판 급증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개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2003년 12월 22일 국회를 통과하여 확정되었다. 개정법률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인 2004년 7월중에 시행된다. 개정된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이버스쿼팅(cyber-squatting) 방지
개정법에서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등과 동일 또는 유사한 도메인 네임을 부정한 목적으로 제3자가 등록, 보유, 이전 또는 사용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로 새로이 추가하고, 사이버스퀴팅을 한 자에 대하여는 도메인 네임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침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신용회복조치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트레이드드레스(Trade Dress)의 보호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형상, 모양, 색채, 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 대여, 전시, 수입 또는 수출하는 행위를 새로이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여 트레이드드레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본 규정은 특히 그 보호요건으로서 저명성을 요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드레스의 폭넓은 보호가 가능하다. 다만, 저명성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에 보호되는 상품의 형태는 제작일로부터 3년이 경과되지 않은 것에 한한다. 즉, 제작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트레이드드레스는 본 규정에 의해서는 보호되지 않는다. 다만, 국내에 널리 인식된 트레이드드레스는 종전과 같이 기간제한없이 보호된다.

(3) 산업스파이에 대한 처벌강화 최근 반도체, 휴대전화 및 LCD관련기술 등이 중국 등으로 유출되고 있음에도 처벌의 실효성이 적어, 관련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산업스파이로 인한 피해가 1998년부터 2003년 상반기까지 총22조원(2조2000억엔 상당)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종전 법률에 의하면, 수조원대의 영업비밀을 유출하더라도 최고 1억원 이하의 벌금밖에 부과할 수 없었다.
개정법률은 영업비밀을 외국에 유출한 자에 대하여 7년이하의 징역 또는 부당이득액의 2배이상 10배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처벌을 대폭 강화하였다. 또한, 영업비밀침해행위를 ‘기업내부문제’가 아닌 ‘국가경제적 차원’에서 접근하여 고소가 없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비친고죄로 규정하고, 미수범 및 예비음모에 대한 처벌 규정도 신설하였다.


 

2. 특허권의 청구범위를 문언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불합리할 때에는 특허권의 권리범위를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다.


  사실관계 :  발명자 김대호는 트랙터용 써레에 관한 발명을 하여 1999년 3월 11일 특허를 받았다. 상기 특허는 발명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대호농업기계주식회사로 양도되었다. 상기 특허는 독립항인 제1항과 종속항인 제2항 내지 제6항을 갖고, 제1항은 다음과 같다.

 

청구항 1. 통상의 트랙터(1)에 뒤쪽에 착탈되는 로타베이터(2)의 상부에 선단이 연결되고 유압실린더에 의하여 높이가 조절되는 프레임(20)과, 상기 상부프레임(20)의 밑면에 결합되는 하부프레임(30), 상기 하부프레임(30) 후단에 일체로 결합된 중앙써레판(40), 상기 트랙터(1)의 전방으로 90 회동시킬 수 있도록 상기 중앙써레판(40) 양끝에 연결된 2개의 외측써레판(50, 60)으로 구성된 것을 특징으로 하며, 상기 중앙써레판(40)은 상기 하부프레임(30)의 중앙 앞, 뒤쪽에 형성된 축(21, 22)을 매개로 연결하여 써레판(40, 50, 60) 전체가 좌우로 스윙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을 특징으로 하는 트랙터용 써레

  아래 도면 1 및 도면 5는 상기 특허에 첨부된 것으로 상기 특허는 도면 5에 도시된 바와 같이, 외측 써레(60)을 전방으로 90도 회동시키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도면 1

    도면 5

  특허권자는 유압을 이용하여 외측 써레를 전방으로 90도 회동시키는 트랙터용 써레를 생산, 판매하는 박영철에게 특허침해금지를 요청하는 경고장을 보냈다. 경고장을 받은 박영철은 자신의 제품이 상기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2000년 3월 30일 특허심판원에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다.

  판결 :  상기 권리범위확인심판청구에 대하여 특허심판원은 2000년 10월 13일자로 특허침해가 아니라고 심결하였으며, 상기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에서 특허법원은 2001년 8월 30일자로 특허침해가 아니라고 판결하였다.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특허법원의 판결을 지지하면서, "특허권의 권리범위는 특허출원서에 첨부한 명세서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청구범위의 기재만으로 기술적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청구범위의 기재를 제한 해석할 수 없지만, 청구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문언적으로 해석되는 것 중 일부가 발명의 상세한 설명의 기재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있지 않거나 출원인이 그 중 일부를 특허권의 권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하고 있다고 보이는 경우 등과 같이 청구범위를 문언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비추어 보아 명백히 불합리할 때에는, 출원된 기술사상의 내용과 명세서의 다른 기재 및 출원인의 의사와 제3자에 대한 법적 안정성을 두루 참작하여 특허권의 권리범위를 제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시하면서, "원심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된 목적, 실시례, 효과를 참작하여 제1항 발명의 기술 내용 중 '트랙터(1)의 전방으로 90°회동시킬 수 있도록 상기 중앙써레판(40) 양끝에 연결'하는 수단을 '위치에너지를 이용하여 접고 펴는 것이 가능하도록 중앙써레판과 외측써레판을 연결'하는 구성으로 제한하여 해석함은 정당하다"고 판결하였다. 한편, 특허법원은 "특허명세서에 기재된 종래기술에 의하면, 종래의 써레는 양날개를 접는 방식이 수동식과 자동식이 있는데, 자동식은 물 속에서 작동하는 유압장치에 논흙 등의 이물질이 들어가 트랙터 본체의 유압계통에 치명적인 고장을 초래하게 되므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작업능률이 높은 트랙터용 써레를 제공하기 위한 것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제1항 발명이 비록 외측써레판을 전방으로 90°회동하는 수단을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고 할 지라도 적어도 (가)호 발명과 같이 유압실린더를 이용하는 구성은 제1항의 특허청구범위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결하였다.

  코멘트 :  본 사건은 특허청구범위의 문리적 해석에 의해서는 권리범위에 속하는 경우에도, 특별한 경우에는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청구범위를 축소 해석할 수 있다고 판결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법원은 권리범위를 축소할 수 있는 경우로서 (a) 청구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문언적으로 해석되는 것 중 일부가 발명의 상세한 설명의 기재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있지 않거나, (b) 출원인이 그 중 일부를 특허권의 권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하고 있다고 보이는 경우라고 예시하였다.
본 사건은 명세서의 종래기술부분의 기재에 바탕하여 상기 (b)의 경우라고 판단한 것 같은데, 명세서의 기재를 확대 해석하여 출원인의 의사로 간주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또한, 상기 (a)는 어떤 경우를 상정하는 것인지 매우 불명료하다.
특허법원의 판결문에 비추어 보면, 이건 특허에 대하여 특허무효심판이 청구되었다면 법원은 청구항 1에 대하여 무효라고 판결하였을 것이다. 본 판결은 권리범위확인심판 또는 침해소송에서 특허의 무효를 판결할 수 없는 한국법원의 한계를 감안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되기는 하지만, 이건 판결이 앞으로 다른 사건에 어떻게 인용될 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국내에서 권리자가 영업을 하지 않았다면, 침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실관계 :   서울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2001년 8월부터 동년 11월까지 일본의 유명한 의류상표인 X-GIRL 상표를 위조하여 티셔츠 3,000점 및 점퍼 5,800여점에 위조상표를 붙여 판매하였다. 이 위조품은 보따리상을 통해 일본에 수출되어 일본에서 판매되었다. 위조품이 일본 내에서 유통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X-GIRL의 상표권자인 G사는 박씨를 찾아내 한국검찰청에 상표권 침해죄로 고소하였고, 박씨는 침해사실이 인정되어 형사처벌을 받았다. 상표권자인 G사는 박씨를 상대로 위조품에 의해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면서, 4억7천만원(4천7백만엔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판결 :  서울고등법원 민사4부는 "한국상표법 제67조는 상표권 침해로 인해 '영업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액을 계산하는 조항인데, 원고는 한국에서 상표권의 등록만을 했을 뿐이고, 상품의 생산 또는 판매 등은 하지 않았으므로 '영업'을 했다고 볼 수 없어 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재판부는 또한 "외국인도 자국민과 동등하게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도록 한 파리협약 제2조 및 제3조는 대한민국 상표법의 범위를 국외로까지 확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상표법은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등록된 국내에서만 효력을 지닌다"고 판시하였다.

  코멘트 :   상기 판례는 지적재산권의 속지주의 원칙을 확인하고, 지적재산권이 제3자에 의해 침해된 경우에 손해배상범위는 권리자에게 발생한 실제손해를 의미한다는 일반적인 법리를 확인한 것이다. 다만, 본 사건의 경우 침해행위에 의하여 일본에서 권리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이 명백하고, 따라서 원고가 일본에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면 승소했을 것이 분명하다. 상기 판례에 대해 일부에서는 상품 및 서비스의 교역이 국제화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본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국제사법을 통해 간편한 민사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서 주목된다.


 

4. 특허청결정에 대한 불복심판 급증


  특허청의 심사 결과에 불복하여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하는 사례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 특허심판원은 2003년 상반기 청구된 심판 건수는 45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18건에 비해 10.1%(417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연간 특허출원 증가율이 2% 안팎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내용별로는 특허 1881건, 실용신안 392건, 의장 305건, 상표 1957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특허는 18.8%, 의장은 13.8%, 상표는 7.6% 증가했고 실용신안은 12.6% 감소했다. 이처럼 심판청구 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출원인들의 산업재산권에 대한 권리의식이 크게 강화된 데다 기술 경쟁도 날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특허청 심사관 1인당 심사량이 과중해 정확한 심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02년을 기준으로 국내 특허심사관 1인당 연간 심사출원건수는 342건으로 일본의 197건, 미국의 76건, 유럽의 61건에 비해 매우 많은 상태다. 특허청 관계자는 “증가하는 출원 건수에 비해 심사관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정확한 심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원활하고 수준 높은 심사를 위해 지난해부터 심사관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선행기술조사에 대한 아웃소싱도 늘려 업무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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