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판결의 요지
(1) 한국 특허법은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해관계인이란 당해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법률상 어떠한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그 소멸에 관하여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을 말하고, 이에는 당해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물품을 제조·판매하거나 제조·판매할 사람도 포함된다.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허권의 실시권자가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특허권의 실시권자에게는 실시료 지급이나 실시 범위 등 여러 제한 사항이 부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통해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을 받음으로써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특허에 무효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그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까지는 그 특허권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함부로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없으며, 무효심판을 청구하더라도 무효심결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이유로 특허권에 대한 실시권을 설정받지 않고 실시하고 싶은 사람이라도 우선 특허권자로부터 실시권을 설정받아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그 무효 여부에 대한 다툼을 추후로 미루어 둘 수 있으므로, 실시권을 설정받았다는 이유로 특허의 무효 여부를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3) 이와 달리 실시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77. 3. 22. 선고 76후7 판결,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2후58 판결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2. 사건의 배경 및 해당 특허
(1) 원고(주식회사 아이벡스피티홀딩스)는 명칭을 ‘AMVP 모드에서 영상 부호화 방법’으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 제1492105호)의 특허권자로서, 동영상 관련 표준특허풀인 MPEG LA(www.mpegla.com)의 ‘HEVC Patent Portfolio License' 프로그램(이하 ‘HEVC 라이선스 프로그램’이라 한다)에 이 사건 특허권을 등재하여 라이선서(Licensor)로 등록되어 있다.
(2) 피고(삼성전자 주식회사)는 HEVC 라이선스 프로그램에 자신의 특허권을 등재한 라이선서(Licensor)임과 동시에 위 특허풀 목록에 있는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가진 라이선시(Licensee)로 등록된 자로서, 이 사건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동영상 압축기술을 사용한 영상관련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자이다.
(3)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는 경우에는 HEVC 라이선스(license) 계약 제6.1조에 따라 원고와 MPEG LA 사이의 계약은 실효되고, 이 사건 특허발명은 HEVC 라이선스 프로그램에서 제외되므로, 피고로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이 사건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게 된다.
(4) 피고는 해당 특허발명에 명백한 무효사유(확대된 선원 규정 위반)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한 사건이다.
3. 코멘트
(1) 이번 판결에 따라서, 표준특허에 대하여 로열티를 지급하는 라이선시가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실시권자와의 특허무효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 계약서에 “부쟁조항”을 삽입할 것으로 강력히 권장한다. 예를들어, “실시권자는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특허에 대한 무효주장을 하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을 삽입하는 것이다. “부쟁조항”의 유효성에 대해서도 다툼의 여지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