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게임의 창작성 여부를 판단할 때 각 구성요소의 창작성 뿐만 아니라,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 등 전체적으로 다른 게임과 구별되는 창작성을 가졌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모바일 게임에 대한 저작권 침해소송 사건에서 창작성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첫 판결이다.
대법원은 “원고 게임물은 선행 게임물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갖추고 있어 저작물로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피고 게임물은 원고 게임물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가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의 선택과 배열 및 유기적인 조합에 따른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으므로 양 게임물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2. 사건 배경
(1) 2013년 4월 킹닷컴은 팜히어로사가를 출시해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자, 2014년 1월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가 팜히어로사가와 유사한 포레스트 매니아를 내놓았다. 킹닷컴은 이 게임이 자신들의 팜히어로사가를 표절했다며 주장하면서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두 게임은 모두 같은 모양의 타일들을 3개 이상 직선으로 연결해 사라지면 그 수만큼 해당 타일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킹닷컴은 "게임 규칙의 조합, 신규 규칙을 소개하는 단계, 게임의 시각적 디자인 등은 저작권법상 보호대상인 창작물에 해당한다"며 "포레스트 매니아는 팜히어로사가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 이 사건은 소송 제기 당시부터 게임업계와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수많은 게임들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유사 게임들이 등장해 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 문제가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3) 원고게임과 피고 게임이 주요 인터페이스는 아래와 같다.
(가) 원고(킹닷컴; 팜히어로사가) 게임
(나) 피고(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 포레스트 매니아) 게임
3. 법원의 판결
(1) 지방법원 판결
지방법원은 포레스트 매니아가 팜히어로사가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게임규칙과 진행방식이 유사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11억6811만원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 고등법원 판결
2심 법원은 저작권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민법상 불법행위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며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였다.
(3) 대법원 판결
(가) 재판에서는 킹닷컴이 개발한 게임이 창작성을 가진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와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사의 게임과 실질적으로 유사한지가 쟁점이 됐다.
(나) 재판부는 "킹닷컴이 개발한 ‘팜히어로사가’는, 게임 개발자가 그 동안 축적된 게임 개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게임에 필요한 요소를 선택해 나름대로 제작 의도에 따라 배열·조합했다"며 "킹닷컴의 게임은 개별 구성요소의 창작성 인정 여부는 별개로 하더라도, 특정한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에 따라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이 선택·배열되고 유기적인 조합을 이뤄 선행 게임물과 확연히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갖게 돼 저작물로서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 또한,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의 게임은 킹닷컴 측 게임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가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의 선택과 배열 및 유기적인 조합에 따른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으므로, 양 게임물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4. 코멘트
이번 판결은 모바일 게임물의 창작성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판시한 최초의 판결이고, 선행게임들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인정하여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것이다. 게임의 규칙 자체는 아이디어에 해당되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견해가 우세했고, 실제 사건에서도 게임물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판결은 없었다.
이번 판결은 향후 게임물에 관한 저작권 등 침해금지사건에서 주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